연기 솟아오르는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 연합뉴스
불이 난 동탄 뽀로로파크 내부 시설. / 뽀로로파크
4일 오전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내 66층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상가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치료를 받는 등 큰 피해가 생긴 가운데 “대피 방송이나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사고 당시 건물 내 소아과병원에 아기와 함께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갑자기 밖에서 펑펑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 비명이 들렸고 간호사 한 분이 뛰어들어와 ‘밖에서 불이 났다’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네티즌은 “아기를 안고 뛰쳐나오니 이미 밖은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었고 계속 ‘퍽퍽’ 소리가 들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경고음, 대피방송은 듣지 못했다, 대피를 돕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자녀들을 4층 영화관에 보내고 근처에 있는데 처음엔 ‘긴급상황이니 주차된 차량을 빼라’는 방송이 세 번 나왔다. 10분 정도 뒤에 직원분이 불났다고 대피하라더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영화관으로 무작정 뛰어 올라갔더니 직원들은 우왕좌왕했고 애들 데리고 나오니까 그때서야 사이렌이 울리더라”며 “그땐 3층까지 연기가 다 들어차 숨 쉬기도 거북했다”고 전했다.
사고 순간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겨우 탈출한 사연도 있다. 한 네티즌은 “10시 58분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불이 난) 3층에 문이 열린 순간 진짜 상상할 수 없는 새카만, 눈앞도 안 보이는 연기가 들어오면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고 밝혔다.
그는 “밖은 암흑천지, 코앞도, 내가 안고 있는 아이도 안 보였다. 아무 생각도 안 났다”며 “엘리베이터가 다시 작동해 1층으로 내려올 때까지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었다, 1층에 도착하니 아직도 쇼핑몰 음악이 나오고 있더라”며 아찔한 상황을 회상했다.
한편 불이 난 곳은 이 건물 3층 어린이 놀이시설 뽀로로파크다. 당시 내부는 철거 작업 중이었다. 시설 내부가 뽀로로 캐릭터(펭귄)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는 인테리어를 위해 스티로폼 등 가연성 자재로 꾸며져 있어 화재 당시 검회색 유독가스가 심해 인명피해가 컸다는 분석이다. 264㎡(80평) 규모의 뽀로로파크는 전소했다.
소방당국은 화재상황 현장 브리핑에서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시스템상으로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보음을 못들었다는 주민 증언이 잇따라 일부 구역에서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을 가능성 등에 대해 정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