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뛰어난 국왕은 여럿 있었지만 최고의 재상은 단 하나다. 바로 황희(1363~1452)다. 황희는 1389년 과거에 급제했으니 고려의 신하로 출발했다. 고려가 1392년 멸망하자 그도 은둔했다. 하지만 인재를 버릴 수 없다는 주위의 요구가 너무 강했다. 1394년 조선 조정에 출사한다. 어질고 너그러운 품성에 이러한 격변기의 혼란도 그가 균형 잡힌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다. 뛰어난 자질과 성실함으로 국정을 지키며 세종조를 성세로 이끈다. 태종 이방원이 첫째 아들을 폐하고 셋째인 충녕(세종)을 왕위에 앉히려 했을 때 부당하다며 반대했으니 그의 강직함은 일관됐다. 노년에 머문 경기도 파주의 반구정에 동상이 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