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은 아직까지 투자자들에게 낯설기만 하다. 상장 리츠(REITs)를 통해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미국·호주·일본·싱가포르 등과 달리 한국에서는 그간 공모형 상품이 출시된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개인들도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최근 들어 연 5~6%대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은 생소하기만 한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상품 투자 시 유의할 점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좋은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좋은 자산운용사를 선택해야 한다. 부동산펀드는 전문가들을 믿고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주식형펀드나 채권형펀드와 마찬가지로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운용사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형 딜로이트안진 전무는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개인들은 안정성을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아직까지 개인들에게는 낯설지만 코람코자산신탁,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제이알투자운용 등 부동산자산운용 시장에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업을 영위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있는데 이들 운용사들의 평판과 전문 인력, 그간 실적 등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가 복잡한 개발형 상품 보다는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임대형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실제 부동산자산운용 시장이 발달한 싱가포르의 경우 리스크가 큰 대신 고수익을 추구하는 개발형 상품인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부동산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개인들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상장 리츠에 주로 투자한다.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은 보통 운용 기간이 5~7년 정도 되는 상품이며, 폐쇄형인 경우가 많아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현재 배당수익뿐만 아니라 만기 시 매각 가능성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펀드가 투자하는 자산의 매입 가격이 적정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만기 시 매각이 지연되어 투자회수가 어려울 수 있으며, 7년 뒤에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산 가격의 적정성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호텔이나 리테일과 같이 범용성이 떨어지는 자산보다는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피스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기 시 매각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과도한 신용보강을 통해 무리하게 자산 가격을 높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더 신중해야 한다. 이 전무는 “전문가인 기관들과 달리 개인들이 국내에서 해외 부동산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며 “특히나 최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자산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원도 “해외 자산은 환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이며, 정보도 부족하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