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대연정 발언'에...야권 대선주자들 비판

이재명 "명백한 배신" 철회 요구
문재인 "새누리와 연정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발언’ 철회 및 대국민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발언’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야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가 2위로 급부상한 안 지사를 견제하는 동시에 최근 지지율이 역전당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안 지사를 ‘배신자’라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안 지사는 물론 민주당 전체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며 야권 내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발단은 안 지사가 지난 2일 “우리가 공통의 국가 및 개혁 과제에 합의한다면 구성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부터다. 여소야대 구도, 국회 선진화법 상황 등을 고려해 연정이 불가피하다는 발언이었지만 민주당 내 경쟁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도 개별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몇 분 있을 수 있지만 당과 당 차원의 연정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에게 2위 자리를 뺏긴 이재명 성남시장은 더욱 격양된 목소리로 안 지사를 비판했다. 이 시장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안 지사의 발언 철회와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대연정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저버리고 친일독재 부패 세력에 탄핵이 되더라도 살 길이 있다는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청산 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겠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민심은 안 지사가 제안한 ‘대연정’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1~3위를 달리는 세 사람 중 선두인 문 전 대표와 3위인 이 시장이 2위인 안 지사를 협공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지지율 격차는 있지만 친노무현이라는 같은 뿌리라서 지지율이 겹칠 수 있는 만큼 한 번쯤 ‘눌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1차 투표로 끝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야권의 선명성을 부각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과 안 지사는 모두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며 안 지사에게 뒤집힌 이 시장이 중도 확장을 피력한 안 지사와의 차별점을 부각해 반전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대표도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선거 전에 섣불리 연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 게 우려스렵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 다음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며 안 지사를 견제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