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인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환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 ‘문재인’의 색을 입히는 작업인 정부조직법 개정에도 착수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가 예비 내각을 발표할 시점으로는 당내 경선 승리 이후 본선 레이스가 시작될 무렵으로 전망된다. ‘드림팀’을 발표해 대세론을 더욱 굳힌다는 것이다.
문재인 캠프 측 관계자들은 드림팀 구성의 원칙으로 문 전 대표에게 덧씌워진 친문 패권주의를 불식시킬 수 있는 중도 통합형 인사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 전 대표는 예비 내각을 이끌 총리 지명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을 겨냥한 이해찬 전 총리와 지지층이 열광할 수 있는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의 이름이 외부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합형 총리라는 관점에서 문 전 대표 측이 영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나 호남을 겨냥한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당내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김진표 의원과 충청에서 내리 5선을 한 박병석 의원, 대선 출마가 불투명하지만 지역주의 극복의 아이콘이 된 김부겸 의원, 지지율 하락으로 시장 3선 가도에 고비를 맞은 박원순 시장도 총리 후보자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대선 전 개헌을 반대했던 문 전 대표가 집권 이후 개헌을 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개헌전도사인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나 개헌학자를 총리로 지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제부총리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하다. 어느 자리보다도 문 전 대표의 가장 짙은 색채를 담을 인사가 세워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전 대표가 강조한 재벌개혁과 국민성장을 완수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후보군 중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합류한 조윤제 교수와 김현철 교수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교수는 싱크탱크 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김 교수는 문 전 대표의 성장 담론인 국민성장론의 밑그림을 설계하는 국민성장추진단장이다. 시대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이공계 출신 등도 후보군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2012년 대선부터 문 전 대표의 경제 자문 역할을 담당해온 박봉흠·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나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지낸 노성태 한화생명 고문 등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발표를 미루고 있는 영입 인사에 경제 수장을 맡을 수 있는 인사가 포함됐다는 관측이 있어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 수장으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측 인사로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밝힌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공정위 수장으로는 홍종학·김기식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김재중 전 공정위 시장감시국장 등 내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는 중국통인 송영길 의원과 정의용·이수혁·석동연 전 대사 등 외교가 출신, 박선원 전 참여정부 외교비서관이, 국방부 장관에는 지난 4일 영입된 전인범 전 장군과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방효복 전 육군참모차장, 백군기 전 의원과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 등이 거론된다. 통일부 장관으로는 고유환 교수 등 학계 인사 등 문 전 대표의 통일 자문 그룹 후보군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지난 총선 당시 문 전 대표 영입 인사인 양봉민 교수, 문화부는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 비서관이나 조현재 전 문체부 차관, 도종환 등이 장관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청와대 비서실에는 문 전 대표의 측근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캠프의 선대위원장급인 노영민 전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거론된다. 캠프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임종석 전 의원, 최재성 전 의원, 진성준 전 의원 등도 청와대 비서실 입성을 통해 차기 총선 진입을 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