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동차 3인방의 맏형 격인 현대차의 주가는 연초부터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달 18일 15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10% 넘게 하락했다. 기아차는 같은 날 4만1,150원으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12% 넘게 떨어졌고 현대모비스도 고점 대비 주가가 14% 가까이 빠졌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롯데케미칼과 LG화학 등 정보기술(IT)·화학주들이 연일 신고가 행진을 벌이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자동차 3인방의 약세는 지난해 실적 부진 쇼크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더욱 짙게 드러내면서 향후 수출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1조212억원에 그쳤다. 연간 영업이익도 6년 만에 5조원대로 추락했다. 현대모비스도 4·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1.6% 줄어든 6,799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그나마 기아차가 4·4분기에 현대차보다 나은 실적을 거뒀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증권업계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3인방의 주가가 당분간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7,716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5조8,071억원에 비해 0.61% 낮췄다. 기아차도 2조6,146억원에서 2조5,792억원으로 1.35% 내려갔다.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6만2,000원으로 내렸고 대신증권·IBK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케이프투자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낮췄다./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