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평생 홀로 산 할머니, 옆집 소음에 세숫대야 두들긴 이유는?



6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에서는 ‘할머니는 왜 세숫대야를 두들기나?’ 편이 전파를 탔다.

복도식으로 지어진 아파트에 1호, 2호, 3호집이 나란히 이웃해 있다. 그런데 1호집과 2호집이 경찰이 개입할 정도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2호집 할머니는 4년째 1호집에서 내는 소음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지경이 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반면, 1호집에서는 2호집 할머니가 아무 이유 없이 시끄럽다고 행패를 부리며 자신들을 모함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이 밝혀진다. 현재 1호집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다툼에 지친 1호집 식구들은 집을 비우고 할머니를 피해 인근에 사는 동생 집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1호집이 비어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2호집 할머니가 날마다 스테인리스 세숫대야를 두드리고 벽에다 대고 욕을 하는 통에 다른 집들마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수녀를 꿈꾸며 조용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는 습관이 몸에 밴 할머니. 다른 이웃들에게는 너그럽고 성격 좋은 할머니가 1호집 소음만 들리면 급격히 흥분하며 욕쟁이 할머니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특히 할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이기 때문에 꼭 1호집이 아니라도 다른 곳에서 소음이 들릴 수도 있지만 할머니는 소음만 나면 무조건 1호집에서 소음이 난다고 생각해 1호집을 향해 세숫대야를 두들기고 욕을 해댔다.

하지만 할머니는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3호집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제작진은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지만 할머니는 치매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다만 결혼하지도 않고 홀려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는 심리검사에서 높은 피해의식 수치를 나타냈다.

알고 보니 3호집은 할머니에게 찾아와 아이들이 시끄러울 수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 대화를 나눴던 것.

할머니는 결국 1호집이 이사를 간다는 소식에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서 그런 것 같다”며 대화로 해결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필요했던 것은 이웃사촌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었다.

[사진=KBS2 ‘제보자들’ 방송화면캡처]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