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으로 등단시켜주겠다”며 동거 중인 여성을 속여 돈을 뜯어낸 60대 시인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영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시인 은모(64)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은 씨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동거 중인 A(63·여) 씨에게 “당신을 시인으로 등단시켜 주고 당신의 시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올려주겠다”며 5차례에 걸쳐 6,3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은 씨는 시가 교과서에 올라가면 매년 4억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A 씨를 속였다.

이어 “교과서에 시를 올리려면 로비를 해야 하는데 자신이 이모 국회의원을 잘 안다”며 로비 자금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하지만 은 씨는 이모 의원과 친분도 없었고, 교과서에 시를 올려줄 능력도 없었다. 교과서에 시가 올라가면 매년 4억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자신을 믿고 의지한 피해자를 속여 돈을 가로챈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그럼에도 고소에 이른 피해자를 원망하면서 피해 회복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