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웅제약 홍보실에서 실무를 총괄하던 A차장이 동종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2월 보톡스 제품 경쟁사인 메디톡스로 이직한 홍보임원 B상무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다. 현재 대웅제약 홍보실에는 사원급 인력 한 명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홍보 인력 공백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직원 떠날 때마다 외부에서 새 인재를 수혈해오지만 그들 또한 1~2년을 버티지 못한 채 동종업계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반복돼왔다. 이런 상황은 홍보실뿐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과 협의하는 일이 주 업무인 대관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제 풀에 의욕이 꺾여 회사를 옮기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인력 이탈의 근본 원인은 검사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윤재승 회장의 지나치게(?) 강직한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된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홍보나 대관 분야에서는 외부 기관과 협업하기 위해 서로의 업무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상호 간 소통관계를 쌓아가는 게 중요한데 윤 회장이 그런 지점을 잘 이해해주지 못해 중간에 끼인 실무자들이 힘겨워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작은 분쟁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나 소송적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게 쌓이다 보면 외부 관계가 나빠져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고 아쉬워했다. “윤 회장의 완벽주의 성향이 직원들에게 너무 엄격하게 비치는 것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윤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옹호론도 있다.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나 로비 등의 문제에서 보듯 그동안 제약업계가 지나치게 ‘관계 지향적’으로 움직여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법대로’ 원칙을 모든 측면에서 꾸준히 지켜나간다면 오히려 나중에는 좋은 결과를 맺지도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