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하이벨(왼쪽부터)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한성권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장, 김형규 작가, 마르틴 혼지크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센터 총괄 큐레이터, 배명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가 지난 7일 경기 용인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열린 ‘제2회 VH 어워드’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3개월간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배운 것이 더 많습니다. 젊은 작가들이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준 현대자동차그룹에 감사드립니다.”
현대차그룹이 주최한 ‘제2회 VH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은 김형규(35) 작가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공모전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VH 어워드는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 위치한 미디어아트 갤러리 비전홀에서 상영될 미디어아트 작품을 발굴하는 공모전이다. 지난해 신설된 후 미디어아트 분야 신진 작가들의 디딤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100여명의 신진 작가가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김 작가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난 7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미디어아트 관계자 등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그룹 인재개발원의 상징적 공간인 비전홀은 상상력이 무한대로 펼쳐질 수 있는 미디어 캔버스로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실험으로 감각을 한 단계 더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티스트들이 역량을 펼치는 데 VH 어워드가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은 제안서를 제출한 100여명 중 최종 후보 3명을 선정해 4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해 김 작가의 작품 ‘바람을 듣다_경계의 저편’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작가의 수상작은 대립되는 경계 간의 공존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맥락이 담긴 다양한 공간을 360도 파노라마 및 타임랩스 기법으로 촬영해 주목받았다. 김 작가에게는 부상으로 상금 3,000만원이 주어졌다.
관람객들이 경기 용인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내 비전홀에서 ‘제2회 VH 어워드’ 대상 수상작인 김형규 작가의 ‘바람을 듣다_경계의 저편’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특히 이번 제2회 VH 어워드에는 마르틴 혼지크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센터 총괄 큐레이터, 에이미 하이벨 LA카운티미술관 아트+테크놀로지랩 큐레이터, 배명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등 글로벌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심사위원이 참여해 심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더했다. 심사위원들은 대상 수상작에 대해 “도시 한가운데부터 침묵이 흐르는 장소까지 시간의 흐름을 통해 풀어낸 영상미가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현대차그룹은 최종 후보 작가 3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작품 제작비 3,000만원을 지원하고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센터에서 3주간 멘토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김 작가는 “멘토링 교육을 받으면서 단순히 수상이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현대차그룹은 VH 어워드뿐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에 오는 2023년까지 120억원을 후원하고 영국 런던의 컨템퍼러리 미술관인 ‘테이트모던’과의 장기 파트너십으로 매년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 작품을 전시하는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 LA카운티미술관, 네덜란드 반고흐미술관도 후원하고 있다. 김 작가는 “기업이 광고·마케팅처럼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문화예술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면서 “VH 어워드가 현대차그룹의 후원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공모전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종 후보 작가 3인의 출품작은 3월부터 약 2년간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상영된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