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톡] 정택운X차학연X켄, '몬테크리스토'부터 '꽃보다남자'까지...'빅스'는 '뮤지컬 열일중'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 무대 진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일부 소수 대극장 공연에 국한되던 아이돌 캐스트가 이제는 대극장을 넘어 소극장으로 진출했을 뿐 아니라 연기력을 요하는 연극 무대까지 범위가 확대되며 질적, 양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노래와 춤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뮤지컬 무대야말로, 데뷔 전부터 다방면으로 고강도 트레이닝을 받아온 아이돌 가수들이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이 된다. ‘개국공신’이나 다름없는 1세대 옥주현, 김준수, 바다를 시작으로 슈퍼주니어, 샤이니, 2PM, 2AM, 비스트, 인피니트, 소녀시대, 제국의 아이들 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만큼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공연 무대에 올랐다.

/사진제공 = 젤리피쉬
그 가운데, 그룹 빅스 멤버인 정택운(레오), 차학연(엔), 켄이 같은 시기에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빅스 멤버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은 정택운이다. 그는 김산호, 서하준, 양요섭과 함께 2014년 뮤지컬 ‘풀하우스’의 남자 주인공이자 ‘풀하우스’의 소유주가 되면서 한지은과 얽히게 되는 톱스타 이영재 역을 맡으며 뮤지컬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정택운은 2016년 화제작으로 손꼽히던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파일럿 아르망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했다. 세계 초연 창작 뮤지컬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4년이라는 제작 기간을 거쳐 온 작품이었기에 당시 ‘마타하리’에는 많은 이목이 집중되어있던 상황. 정택운은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엄기준, 송창의와는 다른 매력의 아르망을 선보이며 뮤지컬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당시 상대역이었던 옥주현은 “정택운의 속에 숨겨진 것들을 연출가와 작곡가가 이끌어주고 있다”며 “연습을 거듭할수록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이 친구에게 계속 감동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정택운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최근 정택운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극의 핵심키를 쥐고 있는 알버트 역으로 발탁돼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는 12일 서울 공연 폐막 이후에도 울산, 수원 공연 등에 참여하며 연기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빅스 차학연(엔)이 뮤지컬 ‘인 더 하이츠’ 프레스콜에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차학연(엔) 역시 뮤지컬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데뷔 전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앙상블로 출연하기도 했던 차학연은 지난 1월 6일 뮤지컬 ‘인 더 하이츠’ 프레스콜 현장에서 “사실 ‘광화문연가’로 먼저 시작해서 뮤지컬은 제가 제일 선배다”고 밝히며 “멤버들 보컬이 다들 색깔이 다르다. 레오와 켄만의 보컬 색이 있듯이 저만의 보컬 역시 색이 있다”고 멤버들과의 차이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애환이 담긴 삶과 꿈, 희망을 담아낸 ‘인 더 하이츠’에서 차학연은 극 중 니나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콜택시 회사에서 일하며 니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베니 역을 맡았다. 랩, 힙합 등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음악스타일의 넘버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 무용 전공자다운 춤 실력을 선보이며 극에 활기를 더했다.

켄이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연습현장에서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마지막으로 켄은 뮤지컬 ‘꽃보다 남자’의 개막을 앞두고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15년 뮤지컬 ‘체스’와 ‘신데렐라’를 통해 안정된 가창력과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인 켄은 오는 24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꽃보다 남자’에서 켄은 세계적 재벌 그룹의 상속자인 안하무인 ‘도묘지 츠카사’ 역을 맡아 까칠하면서도 사랑 앞에 솔직한 인물을 그려낼 예정이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인 켄은 8일 개최된 뮤지컬 ‘꽃보다 남자’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캐릭터가 어려우면서 쉬운 점이 있다. 점점 변화해가는 츠카사의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다”고 말하며 각오를 전했다.

서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힘을 북돋우는 동료이자, 때로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빅스 멤버들은 뮤지컬 데뷔 때보다 연기자로서 분명 크게 성장했다. 점차 배우로서의 내공을 쌓아가는 그들의 다음 행보에도 기대가 모아지는 순간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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