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고 가계소비 여력을 늘리는 지름길이라는 경제학자들의 고언은 깊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다. 더욱이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노동개혁법안마저 끝내 좌절된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울림은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지난해 국내 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3.3%로 7년 만에 최저치에 머무른 것은 주목할 만하다. 노조의 양보로 고임금을 자제한 기업 가운데 55.4%는 신규 채용을 늘리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했다고 한다. 과도한 임금 인상보다 일자리를 지키고 상생을 중시하는 산업현장의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데도 대선주자들은 말로만 ‘일자리 대통령’을 주창할 뿐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올리는 공정임금제를 도입하거나 정규직 고용을 의무화하는 등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식이다. 이러니 “돈 쓰는 일자리는 지속가능성이 없는 만큼 제대로 돈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경영계의 탄식이 쏟아져 나오게 마련이다. 엊그제 통계청은 청년 실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지금 절실한 것은 대학문을 나서면 곧바로 실업자로 전락하는 우리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