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특검 자진 출석 후 묵비권 '최씨-박근혜' 뇌물수수 공모관계

‘국정농단사건’의 몸통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자진 출석하고서도 여전히 비협조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하고 있다.

특검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9일 정례브리핑에서 “최씨가 오늘 자진출석을 했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를 했다”면서 “그러나 조사에서는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특검보는 이어 “(최씨가) 특검 질문 내용에는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렇게 판단할 구체적인 행동이 있느냐’는 질문엔 “특별한 것 보다 변호인이 입회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특검은 이날 최씨를 상대로 삼성특혜 의혹과 관련한 뇌물죄 수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특검보는 “최씨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 부분을 주로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24일 특검 첫 소환조사 이후 건강악화와 강압수사 등을 주장하며 특검 소환에 7차례 불응한 바 있다. 특검은 비협조적인 최씨 수사를 위해 2차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조사를 벌여왔다.

1차 체포영장은 이화여대 입시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 2차는 미얀마 해외원조개발사업(ODA) 이권개입 관련 알선수재 혐의.


체포영장의 경우 적시된 혐의만 조사를 할 수 있고,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해 조사는 다소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최씨가 자진 출석의사를 밝힘에 따라 특검은 최씨를 상대로 뇌물수수 외 업무방해, 알선수재 혐의 등 전반을 추궁하려고 했으나 조사는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을 찬성 의결하도록 박 대통령이 도움을 줬고, 그 대가로 삼성이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씨 일가에 특혜를 줬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최씨와 박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공모관계로 파악하고 있다.

특검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도 최씨의 개입 여부를 추궁할 계획이다. 앞서 특검은 최씨를 블랙리스트 사건의 공범으로 예상했다.

이 특검보는 “최씨의 재산형성 과정과 관련해 독일에 보냈던 사법공조는 아직까지 답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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