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루 본 타이틀리스트 골프볼 부문 총괄사장이 9일 프로V1 신제품 모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타이틀리스트
타이틀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 각 대회에서 자사 골프볼을 쓴 선수를 모두 더했더니 2만3,450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2위 업체보다 6배 많은 숫자다.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을 쓰는 선수가 지난해 우승한 횟수도 188회로 2위 업체의 5배 이상이다.
골프볼 업계 부동의 1위인 타이틀리스트의 메리 루 본(59·미국) 골프볼 부문 총괄사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 17년간 정상을 지키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을 찾아 스테디셀러인 프로V1·V1x의 2017년 신제품을 소개한 본 사장은 “지난 2년간 8만여명의 골퍼들이 참여한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제품”이라며 “새롭게 진화한 코어 디자인으로 프로 V1·V1x 역대 최고 비거리를 보장하며 역시 새로운 공기역학 딤플 디자인으로 더욱 일관된 볼 비행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본 사장은 고향(매사추세츠주 시추에이트)도 타이틀리스트 본사 인근이다. 뉴햄프셔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런던정경대를 수료했다. 아마추어 골프선수였던 아버지의 캐디를 맡으며 자연스럽게 골프와 가까워진 그는 지난 1987년 입사 후 대부분의 경력을 골프볼 마케팅과 홍보에서 쌓았다. 프로V1·V1x의 역사와 개발단계부터 함께했음은 물론이다. 본 사장은 “경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0년 프로V1을 처음 출시했던 그 순간일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성공과 세간의 주목은 처음이었다”며 “당시에는 시장이 요청하는 만큼의 생산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일각에서는 우리가 일부러 시장에 제품을 많이 풀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최근 몇 년 새 경쟁 골프용품 업체들은 앞다퉈 골프볼 부문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1위인 타이틀리스트가 느끼는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클 듯하다. 본 사장도 “타이틀리스트의 전 직원이 경쟁사들의 제품을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경쟁사에서 어떤 제품을 소개하더라도 견제하기보다 그저 꾸준하게 우리의 전략과 제품에만 집중한다. 골프볼 시장 전체를 모니터링하면서 골퍼들이 바라는 퍼포먼스를 최고 수준으로 잘 전달하는지 확인할 뿐”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보였다. 프로V1·V1x의 경쟁상대는 타사 제품이 아닌 자사의 이전 모델이라는 것이다. 본 사장은 “우리 연구개발(R&D) 팀은 항상 스스로에 대한 도전으로 새로운 소재, 새로운 구조, 새로운 기술·커버·공기역학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매번 기존의 타이틀리스트 골프볼보다 더 나은 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이틀리스트 골프볼만의 최대 강점으로 “볼 간에 차이가 없는 일관된 성능”을 꼽으며 “모든 골프볼을 자체제작 설비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내구성 덕에 구입 후 수년 뒤에 써도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프로V1·V1x는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140만상자(한 상자에 12개)가 팔려나가 골프볼 매출로만 5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본 사장은 “한국 골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것 같다. 비거리와 스핀 컨트롤을 보여주는 통계수치와 실험 데이터를 놀라울 정도로 잘 이해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2015년형 프로V1으로 기록한 74타가 베스트스코어라는 그는 “골프 비즈니스 종사자로서, 또 아마추어 골퍼로서 여전히 골프가 ‘고픈’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