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집행관과 용역업체 직원 30여 명은 9일 오전 7시 40분께 울산 동구 울산과학대 정문 앞에 설치된 청소노동자 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
이번 철거는 대학 측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집행됐다.
철거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과 청소노동자,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1시간여 만에 철거가 완료됐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은 지난 2014년 6월 16일부터 시작됐다. 그해 울산과학대와 청소용역을 맺는 업체와의 임금협상에서 시급 6,000원과 성과급 100%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학교 본관에서 첫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대학이 퇴거·철거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승인하면서 농성장은 본관 밖으로, 이어 정문 바로 앞으로 밀려나 이날까지 970일째 학교 부지에서 농성을 이어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농성장 철거 강제 집행은 1,000일 동안 투쟁해 온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에게 가장 잔인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투쟁과 청소노동자들의 존재 자체를 말살하는 행위다”고 비난했다.
대학 측은 “전국 대학 청소노동자 중에서 최고 수준을 받는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스스로 재고용을 거부해왔다”며 “교육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를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