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9일 강원도 평창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 지원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한다면 그 시점은 언제일까.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행의 정치 일정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황 대행은 즉각 총리직을 사임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해 60일간의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을 기각할 경우에는 황 대행도 보다 여유가 생긴다. 박 대통령이 권한을 되찾아 업무를 재장악해 나가는 과정을 일정 시간 돕다 차기 총리가 지명되면 자연스럽게 대선 주자로서 새누리당에 들어갈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경우 모두 황 대행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가도에서 중도하차 한 이후 보수층의 기대가 황 총리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적 보수를 외치는 바른정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은 횡보하는데 정통 보수 이미지를 가진 황 대행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것도 보수층의 표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8일 전국 1,5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황 대행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15.9%로 문재인(33.2%)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다. 이는 최근 무섭게 지지율을 끌어올린 안희정 충남지사의 15.7%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황 대행이 2위에 오른 것은 리얼미터의 조사 사상 처음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면 이른바 ‘샤이 박근혜’의 지지가 황 대행에게 몰려 지지율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