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개발사 넵튠이 올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 이미지/사진제공=넵튠
‘(라)이언이 지인입니다. 열애설은 사실 아닙니다. 법무팀에서 악플 고소할 예정입니다.’
‘콘이 업어 키운 게 무지인데 세상에나...’
지난 1월 말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간 열애설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뜨거웠다. 1월 중순 카카오톡 스티커로 판매된 ‘카카오프렌즈 생일팩’에 사자 캐릭터 ‘라이언’과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 ‘무지’가 뽀뽀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다. 카카오 캐릭터에 대한 일반 이용자들의 관심이 상당함을 반증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캐릭터의 힘이 커지고 있다. 인기 있는 캐릭터의 IP(캐릭터, 스토리 등 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제휴 상품 판매 및 해당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의 인기 등으로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1조4,642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7.1%, 31.1% 늘었다.
이 가운데 카카오 프렌즈의 상품 판매와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 등이 반영되는 기타 매출은 2,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6% 뛰었다.
지난해 강남에 이어 서울 홍대에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상품을 판매한 점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최용석 카카오 경영지원팀장은 “기타 매출 가운데 커머스 분야의 매출 중 카카오프렌즈 관련 매출이 절반 이상이다”며 “특히 홍대 매장의 경우 12월 한 달 매출이 35억원, 하루 최대 매출이 2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게임 분야에서도 카카오프렌즈 IP의 힘을 엿볼 수 있다.
카카오프렌즈를 주인공으로 한 모바일 게임 ‘프렌즈 팝콘 for Kakao’는 출시 이후 구글 앱 장터 최고매출순위 10위권대를 유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퍼즐 등 캐주얼 게임일수록 캐릭터를 활용하는 게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높은 수수료를 주고서라도 게임 개발사들이 프렌즈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려는 이유다. 지난해 ‘프렌즈 사천성’으로 성과를 본 개발사 넵튠은 올해 프렌즈 IP를 활용해 신규 게임 2종을 출시한다. 나아가 포켓몬(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을 기반으로 한 위치기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처럼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해 AR 게임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캐릭터에 힘을 싣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행보는 카카오만의 일은 아니다.
네이버의 모바일메신저 자회사 ‘라인’은 최근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어 방영 혹은 상영한 이력을 가진 애니메이션 연출 감독,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채용에 나섰다. 라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라인 측은 “기존에 영상화 사업을 진행해왔고 내부적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에 대한 수요가 있어 채용하려는 것”이라며 “향후 극장용 애니메이션 상영은 가능하지만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라인프렌즈 제휴 상품 판매, 스티커 등 콘텐츠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켓몬 IP의 힘이 있었기에 포켓몬고가 한국에 뒤늦게 출시했음에도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국내 기업도 IP 활용에 적극 나서면서 동시에 이용자들이 식상함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2016년 카카오 매출 현황
(단위:원)
광고콘텐츠기타총 매출영업이익
5,339억7,018억2,283억1조4,642억1,161억
<자료: 카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