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한·일 이미 방위비 많이 분담” 첫 인정

“군사조치 포함 새 대북전략 마련…세컨더리 보이콧도 검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은 이미 방위비를 많이 부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 각료가 동맹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조치를 포함한 새 대북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세컨더리보이콧(중국 등 3자 제재)’ 도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제출한 인준 청문회 서면답변 자료에서 이같이 적시한 것으로 8일(현지시간) 확인됐다.


틸러슨은 ‘한국·일본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냐’는 카딘 의원의 질문에 “한국과 일본은 이미 미군 지원에 ‘많은 금액(large amounts)’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시 한국을 향해 “왜 100% 방위비 부담은 안 되느냐”고 주장한 것과 다른 입장으로 주한미군 방위비를 상당 부분 한국이 분담하고 있는 사실을 트럼프 행정부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틸러슨 장관은 향후 방위비 협상을 놓고 “대화가 생산적이면서 ‘공평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한국 등에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은 역내 및 국제 안보에 최우선되는 위협 중 하나”라고 규정한 후 “이런 우려를 해결할 새로운 전략을 준비하며 미국은 군사적 위협에서 적극적인 외교 노력까지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핵 탑재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 △북한 정권의 인권 억압 △불안정을 확산시키는 지속적인 불법행동 등을 북한의 주요 위협사례로 꼽고 “만약 새로운 조치들이 도입되지 않으면 이 같은 문제가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을 겨냥해 북한 지도자들과 정권을 지원하는 자들을 압박하려면 세컨더리보이콧을 포함한 추가 제재를 위협하거나 부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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