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구조 개편에 포함된 제11기계화보병사단 소속 K-2 전차의 기동 장면이다. 군이 5개 기계화보병사단을 하나의 군단 아래 배속시키는 등 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육군의 장성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군이 구조 개편에 나섰다. 내년 말부터는 장성 보직 감축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부대 개편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말 3개의 기계화보병사단이 국내 유일의 기동군단인 0군단 산하에 들어갔다. 이로써 0군단은 육군의 6개 기계화보병사단 가운데 5개 기보사를 거느리게 됐다. 이는 제1군과 3군을 합쳐 지상작전사령부로 개편하기 위한 장기국방계획의 과도 조치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9일 기자들에게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수정 1호)’을 설명하면서 “1·3군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시기를 오는 2018년 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군 사령부의 장성 수가 1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말부터 감축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다만 2개의 군사령부를 통합하는 지작사의 규모가 커진다면 감축될 장성 숫자는 단순 뺄셈으로 인한 계산보다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육군은 지작사 창설을 전제로 지난해 12월 초 3개 기계화보병사단의 편제를 제0군단 휘하로 묶었다. 제0군단 휘하의 5개 기보사가 보유한 기갑 장비는 전차만 헤아려도 800여대. 전량이 K계열(K-1·K-1A1·K-2)이다. 상대적으로 신형인 국산 K계열 전차의 40%가 0군단에 몰렸다. 평시에 0군단 정도의 전력을 갖춘 기계화군단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전쟁 발발시 이스라엘에서 편성되는 기갑군단이 한국의 0군단과 필적할 정도다.
다만 0군단은 이 같은 전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지작사 창설 이후 2개 기보사는 사단 사령부가 해체되고 휘하 여단이 각 군단이나 사단으로 뿔뿔이 흩어져 재배치될 예정이다. 제0군단에는 기존의 2개 기보사와 인근한 제0기보사 등 3개의 기보사만 남아 유사시 핵심 반격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체되는 2개 기보사의 예하 부대들은 남아도 사령부가 없어지면 별 자리가 또 줄어든다. 이처럼 사단 해체로 줄어들 별 자리가 약 10개. 여기에 유사 기능 통폐합으로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변수는 두 가지 있다. 개편 시기가 생각보다 늦춰지거나 새로운 장성 보직이 생길 가능성이 남았다. 북한의 위협이 부각되면 지작사 구성이나 사단 해체가 늦춰질 수 있다. 군이 지난해 기보사단을 한 군단 밑으로 통합하면서 주둔지는 그대로 유지한 것도 예산 지출 최소화와 함께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다.
더욱이 ‘지역적으로 중요한 전방 사단’에 준장급 장성을 부사단장으로 보임하거나 군단에 대한 ‘지원 여단’을 신설한다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 부대 수는 줄어드는데 장군 수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특정 직군에서는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다. 부대 개편은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것도 육군의 전력에서 가장 중하다는 기계화 부대에 대한 개편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장성 수 감축보다 부대 개편부터 깃발이 오른 셈이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