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케냐에서 근무하는 딸 내외를 만나기 위해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청소년 봉사단체 회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공개활동을 하지 않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9일 향후 계획에 대해 “국가발전을 위해 여러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1시50분께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케냐 사무소에 근무 중인 차녀 현희씨 내외를 만나기 위해 케냐로 출국했다.
그는 오후 10시15분께 김숙 전 주유엔 대사, 김봉현 전 주 호주대사, 이도운 전 캠프 대변인 등 측근 일부만 대동한 채 유순택 여사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귀국 후)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보겠다”고 전했다. 불출마 선언 이후 자신을 지지했던 분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하며 “늘 느끼는 것이 정치인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는 국민을 개별적으로 만날 때마다 감동을 더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인들이 사회의 단합과 화해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감동받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가 촛불과 태극기 세력으로 나뉘어 분열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양 진영으로 갈라져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개인 생각하는 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좋고 민주사회에서 당연히 있는 일이지만 어느 한 문제로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민주사회에서 얼마든지…(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반 전 총장 출국에 앞서 출국 행사가 진행됐다. 지지자 20여명은 출국장 앞에 모여 “총장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잘 다녀오세요”를 외치며 반 전 총장을 맞았다.
케냐로 떠난 반 전 총장은 둘째 딸 내외를 만나면서 유엔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16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