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연극 ‘소나기 마차’



2016년 창작산실 연극 <소나기마차>가 오는 2월 10일 막을 올린다.

2015년 CJ 크리에이티브마인즈 <핑키와 그랑죠>와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 <소나기마차>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작가 신채경과 <인간> <블랙버드> <맘모스 해동> <지상 최후의 농담> 등 다양한 작품의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연출 문삼화가 만났다. 이미 <핑키와 그랑죠>를 통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 그리고 비극과 희극의 경계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포착하는데 탁월한 호흡을 보여준 이들의 두 번째 만남이 주목된다.

/사진=공상집단 뚱딴지
<소나기마차> 속, 마차를 끌고 다니며 공연을 선보이는 소나기마차 공연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두려운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쫒아내는 사람들, 정체도 목적도 알 수 없이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소나기, 목마름과 굶주림. 이런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 즉 연극이 계속되어야만 하는 이유와 어떻게 연극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야기로써 마주하고 그 안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 혹은 말해야만 한다는 것에 대한 성찰은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소나기마차>는 우리도 작품 속 소나기마차의 이야기를 외면하는 사람들과 같지 않은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진실한 이야기를 외면하게 만드는지 질문을 던진다. 또한 이야기가 사람과 시대를 구원한다고 믿는 것이 낡고 진부한 미신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의 입을 빌어 진실된 이야기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나기마차>는 극중극이 두 편이나 들어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 관객들이 소나기마차 공연단의 관객이 될 수도 있다. 이는 관객들을 작품과 무대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면서 극을 더욱 풍부하게 완성시킨다. 또한 빛과 소리가 인물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뤄지며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가장 두렵고 무서운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연출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세기말 분위기와 소나기가 모든 것을 잠식하는 광기와 절망의 시대를 여실히 드러낼 예정이다.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의 ‘소나기 마차’는 배우 오민석 김지원 구도균 문병주 나하연 김영택이 함께 만들어간다. 2월 26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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