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비즈] 車업계 "K7 흥행 이끈 공유같은 모델 어디없소"

광고 모델 인기에 K7 판매량 껑충
잘 쓴 모델, 열 옵션 안부럽다 입증
내달 31일 서울모터쇼 개막 앞두고
각 브랜드 광고 모델 구하기 경쟁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올 뉴 K7과 모델인 배우 공유
#지난해 1월 출시된 기아차의 신형 K7은 월 평균 3,000~4,000여대 팔렸다. 그런데 12월 들어 6,027대로 껑충 뛰었다. 이유는 뜻밖에도 당시 방영 중이던 tvN 드라마 ‘도깨비’ 때문이었다.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인 공유가 주목받았고 공유를 모델로 쓴 K7도 덩달아 관심을 받으면서 판매량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국 주요 영업점에서 배우 공유의 등신대(사람의 크기와 같은 크기로 제작한 입간판)를 구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답지했다”고 웃었다.

#볼보코리아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은 지난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돼 총 782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볼보코리아 판매량의 15% 수준이다. XC90이 대당 평균 1억원의 고가임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일이었다. 제품도 우수하지만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한 마케팅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멋을 부리지만 과하지 않은 스칸디나비아 이미지를 이정재가 잘 전달해 볼보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배우 이정재와 볼보의 대형 SUV XC90
‘잘 쓴 모델 하나 열 옵션 안 부럽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광고 모델을 둘러싸고 나오는 얘기다. 소비침체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데다 자동차 판매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쓸만한 모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광고 모델로 톡톡히 재미를 본 대표적인 업체는 이탈리아 명차 마세라티다. 마세라티는 배우 차승원을 2013년부터 모델로 쓰고 있다. 이탈리아차 특유의 디자인과 멋이 차씨와 잘 어울린다는 이유에서다. 그 결과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마세라티는 브랜드 홍보 효과를 봤고 대당 1억원이 넘는 ‘기블리’와 같은 모델은 큰 인기를 끌었다. 차씨는 지난해 마세라티가 출시한 준대형 SUV 르반떼를 개인차로 타고 고객 초청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영국 브랜드 미니는 지난해 배우 안성기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미니는 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의 젊은 고객이 많은데 오히려 모델을 중년 배우로 선정한 것. 50~60대도 얼마든지 개성 있는 미니를 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의도였다. 실제 지난해 미니는 1년 전보다 15%가량 더 팔렸다.

마세라티 모델 차승원과 지난해 말 출시된 준대형 SUV 르반떼
스타마케팅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본 렉서스가 대형 세단 GS의 모델로 배우 정우성을 내세웠지만 판매량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영국 브랜드 재규어는 준중형 세단 ‘XE’를 내놓으면서 가수 성시경을 모델로 썼고 BMW코리아는 배우 최민식을 뉴7시리즈의 모델로 등판시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31일 열리는 서울모터쇼를 앞두고 업계의 고심도 깊다. 신차와 함께 괜찮은 모델을 앞세우면 좋은 인상과 함께 주목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된 이미지로 낭패도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차가 7%가량 역신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목도 높은 스타마케팅이 다시 인기를 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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