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제트기들이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시대를 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쿄로 비행한 후 자정 안에 돌아온다? 몇몇 기업들은 기술 발전으로 초음속 여객기가 부활할 것이라 믿고 있다. 사진은 에리온 비지니스 제트 여객기 AS2의 개념을 담은 모형도.
수 천 달러 운임을 지불하고 대양 횡단 여행을 하는 비지니스 클래스 승객들은 2020년대 초부터 유명 요리사가 만든 기내식과 일자로 펴지는 좌석 등받이 외에도 특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블레이크 숄 Blake Scholl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탑승객들은 지상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통상적으로 뉴욕에서 런던까지 7시간 걸리던 비행시간이 3시간 45분으로 단축된다.덴버에 본사를 둔 붐 테크놀로지 Boom Technology는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항공우주분야 신생기업이다. 숄은 이 기업의 CEO다. 이 회사는 시속 1,451 마일(마하 2.2)로 순항하는 45석짜리 제트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여객기 속도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속도라면 이론상으로 뉴욕에서 아침을 먹고, 유럽에서 오후 회의에 참석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밤에 아이들을 재울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초음속 여객기 운항을 중단시켰던 경제성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1세대 초음속 여객 항공은 2003년 영국항공의 콩코드 Concorde 제트 여객기 상업 운항 종료와 함께 막을 내렸다. 콩코드 운항은 30년 동안이나 적자를 기록했다. 엄청난 연료 소비와 높은 운영비 때문에 항공권은 비쌌고 잘 팔리지도 않았다. 비행 시간 단축에 거금을 쓰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붐 테크놀로지는 숄의 통찰력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다. 그는 콩코드가 30%만 더 효율적이었어도 살아남아 성공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런 효율성은 최근 디자인, 소재, 제조 방식의 발전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콩코드처럼 붐 테크놀로지의 제트 여객기도 프리미엄 클래스 좌석-일반 여객기 매출의 반 가까이를 차지한다-을 제공한다. 또한 3개의 엔진을 단 초음속 기체로 운항된다. 항공권 가격도 일반 비지니스 클래스 좌석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숄은 “그럼에도 승객들은 비행시간을 반이나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음속 여객기를 재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항공우주분야 기업은 붐 테크놀로지 뿐만이 아니다. 보잉 Boeing 과 다소 Dassault는 초음속 여객기를 디자인한 경험이 있다. 걸프 스트림 Gulfstream-음속과 비슷한 속도로 운항하는 최고급 비지니스 제트 여객기 G650을 보유하고 있다-은 초음속 비지니스 제트 여객기 콘셉트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 리노에 있는 에리온 Aerion과 보스턴의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 Spike Aerospace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항공컨설팅 업체 틸 그룹 Teal Group의 분석 담당 부사장 리처드 아불라피아 Richard Aboulafia는 “초음속 여객기 콘셉트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직 자체 엔진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진이 갖춰질 때까진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숄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붐 테크놀로지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Dreamliner 엔진을 개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숄은 “엔진 제작자들로부터 그것이 가능한 계획임을 이미 확인했다”고 말했다. 붐 테크놀로지는 자체 개발한 일부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올해 시제품을 운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25기의 여객기 주문(버진 항공이 10기)을 받아놓은 상태다. 또 2023년부터 10년 동안 1,300기에 달하는 초음속 여객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기존 대륙간 비지니스 클래스 시장만을 기준으로 예상한 것이다).
숄은 “향후 이런 계획이 이코노미 클래스 가격으로 실현될 수 있다” 고 자신했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메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CLAY DIL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