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한양대 홍보학과를 선택한 김미희(34·사진) 튜터링 대표는 어릴 적부터 과학상자를 조립하거나 수수깡으로 입체물 만들기 등 발명가 기질을 발휘했다.
‘엉뚱함을 재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전공을 선택한 그의 뜻이 통했는지 제일기획 공모전 은상, 현대차 글로벌 마케팅 포럼 최우수상 등 광고업계에선 유명한 공모전을 휩쓸면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던 차에 삼성그룹에서 졸업이 1년 이상 남은 대학생 중 공채 시험을 볼 수 있는 전형 자격을 부여받아 필기와 면접까지 합격했다.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센터에서 3년간 지내면서 영상 콘텐츠 솔루션을 개발했다. 모바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던 김 대표는 사내에서 공모한 스마트폰용 미디어 서비스 기획자 채용에 응모했다.
원어민과 영어 토픽 카드를 보면서 손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데다 기존 화상 영어보다 가격이 저렴해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제공=튜터링
그렇게 자리를 옮긴 그는 사용자 경험(UX) 디자이너로 지원, 모바일 디자인과 서비스 기획을 맡았다. 갤럭시 S시리즈 초창기부터 사표를 낸 2015년 9월까지 갤럭시의 흥행 신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 꿈의 직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김 대표는 자신의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는 거대한 조직이 버거울 때도 있었다. 그렇듯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1년 간의 MBA 과정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한 그는 창업을 결심하고 2015년 9월 회사를 그만 뒀고 지난해 2월 모바일 영어 회화 서비스 기업 ‘튜터링’을 설립했다. “물론 사표를 내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있었어요. 당시 갤럭시 S7 디자인 기획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남겨 두고 나가는 게 많이 망설여지더군요. 하지만 더 지체하면 영원히 그만두지 못할 것 같아 퇴사를 결심했죠.”
지난해 9월 사이트 오픈 당시 김미희(앞줄 왼쪽 세번째) 튜터링 대표가 창업 멤버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튜터링
기존에 전화 영어나 화상 영어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했다. 반면 개인 튜터를 고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시간당 단가가 너무 높아 지속적인 교육이 어려웠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가격은 낮추되 강의 질을 높이는 것을 꼽았다. 또 모바일 교육 서비스인 만큼 시스템의 안정성이 전제 조건이었다. 지난 9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6개월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확보했다. 매주 가입자가 20% 이상씩 증가하고, 이중 10%가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 50억원도 불가능 하지만은 않다. 김 대표는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의 길로 들어섰지만,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준비가 안 됐다면 절대 창업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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