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점심을 먹고 현장으로 복귀하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수연 판사는 노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의왕시 한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작업을 하던 노씨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현장 복귀를 위해 현장소장 차에 타려던 순간 차가 출발해 오른쪽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관절 염좌와 근육 부분파열 등을 진단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점심식사 장소와 방법 등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에 불복한 노씨는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노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휴게시간에 점심을 먹은 것은 사회 통념상 업무에 수반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수적 행위로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사고를 당한 시간이 낮 12시30분으로 통상 점심시간에 발생한 점, 공사현장에 구내식당이나 사업주가 지정한 식당이 없었고 근로자들이 외부에 있는 식당에 점심을 해결해 온 점과 일당에 식대가 포함된 점 등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배경이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