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돌연사’ 막자…칼 빼든 정부

초과근로·휴일특근 등 집중점검

정부가 정보기술(IT) 업계에 만연해 있는 불법 장시간 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넷마블게임즈 직원의 돌연사 등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면서다 .

고용노동부는 IT 업종 100여개소 대상으로 근로관계법 위반에 대해 3월부터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고용부는 우선 게임회사의 근로시간 한도 위반 및 시간 외 수당 지급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주중 초과근로 및 휴일특근 시간 △휴게 시간 부여 실태 △시간 외 수당과 연차유급휴가의 지급 및 부여 여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감독 결과 법 위반 사항은 즉시 시정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고용부가 올해 첫 기획감독 타깃을 IT 업계로 잡은 것은 게임업체, IT서비스 회사 등의 장시간 근로 관행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해 넷마블게임즈에서는 그래픽 담당자와 개발자 등 직원 2명이 돌연사했다. 넷마블은 이들 직원의 죽음은 과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12월부터 이달까지 IT 업종 사업장을 대상으로 서면 및 방문 실태조사를 벌여온 고용부에 따르면 게임 기업은 최근 중국 업체 등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커진 단가 인하 압박으로 근로 조건이 매우 열악한 상태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이 최근 실시한 게임 개발자 업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신규 게임 출시나 게임 업데이트를 앞둔 시기에는 한번 출근하면 심지어 2~3일 뒤 퇴근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넷마블 개발자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257.8시간으로 전체 업계 205.7시간보다 무려 52.1시간이나 길었다.

고용부는 이번 감독을 통해 TT 업종 원·하청 사업장의 기초고용질서 위반, 비정규직 근로자(파견·기간제)에 대한 차별적 처우,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따른 불법 파견 여부 등 근로관계법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형우 근로기준정책관은 “IT 업종을 시작으로 시멘트·자동차·전자부품 제조업 등 취약업종 대상 감독을 올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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