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고 즐기는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이를 만드는 영상 미디어 종사자의 노동 환경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인맥을 이용한 비공개 구직이 팽배하거나 철저한 경력 위주의 채용 방식으로 문씨처럼 신입이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너무 높다. 고강도 노동시간에 비해 보수체제도 열악한 실정이다.
12일 서울연구원이 내놓은 ‘영상미디어 창조 인재의 노동시장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미디어 인력을 뽑는 1순위 선발기준으로 기업의 53%가 ‘경력’을 선호했다. 또 기업의 19%는 구직자의 경력과 활동 내역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요구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5년 11월 25일부터 12월 22일까지 방송·영상 등 영상 미래산업 종사자 321명으로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인맥’ 또한 신규 영상미디어 취업 희망자의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참자는 주로 ‘학교 선후배의 소개로 구직’(중요도 4.1점/5점)하는 사례가 많았다. 폭넓은 직장 탐색은커녕 탄탄한 인맥마저 없는 신규 구직자에게는 영상미디어를 업으로 삼는 것은 신기루 같은 일이 돼 버린 셈이다.
영상미디어 종사자들은 어렵사리 경력 우대와 인맥 등의 조건을 뚫고 입사해도 불규칙한 보수 체계에 상당수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일정요건을 통과한 결과물에 대해서만 보수를 지급하는 ‘작업량’ 기준의 특이한 임금 보상체계가 문제로 지적됐다. 영상미디어 종사자의 23.6%는 보수가 유동적인 작업량 기준으로 임금을 받았다. 11.8%는 작업량에 따라 지급 받고 또 다른 11.8%는 고정급에 작업량을, 7.8%는 프로젝트 건별 보수를 기준으로 각각 임금이 결정됐다. 나머지 0.3%는 팀별 지급되는 보수에서 일정 부분 떼어 받는 구조였다.
오은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쉽게 진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노동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