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신증권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진 도발행위”라면서 “잠깐 시장 교란요인은 될 수 있지만 시장에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은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미사일은 500여㎞를 비행해 동해상에 낙하했다. 이번 도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보다는 수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 북한이 도발행위를 벌였을 때 증시는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2월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 설 연휴로 휴장이었던 시장은 11일 개장 당시 2.93% 하락했다. 하지만 당시 시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보다는 글로벌 증시 하락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월6일 4차 핵실험은 당일 코스피 지수는 0.26% 하락에 그쳤고 다음날도 1.10% 정도만 내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의 일상적 도발에 대한 ‘학습효과’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적인 도발도 증시에 미치는 파문이 길지 않았고 환율 영향도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2010년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당시 시장은 출렁거렸지만 오후 들어 안정세를 찾아 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장중 출렁임이 오히려 매수 타이밍을 제공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1990년대만 해도 북한 이슈가 터지면 국내 증시가 3~4일간 휘청거렸지만 2010년 이후에는 하루 정도 충격을 받았다가 다음날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북한 이슈에 시장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받는 충격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도발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변수로 작용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요격을 하겠다는 등 강경발언을 이어온 만큼 이번 도발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도 “이번 도발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의 빌미가 될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미사일 발사 이후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에 발맞추기 위해 개성공단을 폐쇄하며 남북경협주들은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중임을 고려할 때 이번 도발은 다분히 보여주기 위한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사안이 우리의 신인도나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