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신임 대통령/AFP연합뉴스
전후 독일의 12번째 대통령이 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61·사진) 전 외교부 장관 당선 일성으로 “독일이 희망이다. 용감하게 전진하자”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이날 투표가 열린 베를린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수락 연설을 통해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용감해집시다”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독일 대통령은 국정 실권이 없는 세러머니 권력이지만 의전서열 넘버1의 국가수반으로서 ‘말의 권위’가 상당히 존중받는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다.
18년 만에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슈타인마이어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독일이 이 어려운 시기에 닥친 세계에서 안정을 위해 싸워야 할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는 독일이 과거 두 차례 전쟁을 지나고 전체주의(나치즘)를 극복하고 나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닻이 됐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가”라면서 독일인들에게 자부심을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독일)를 잘 이끌어 나가리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오늘은 독일에 좋은 날”이라고 기뻐했다.
해외에서 눈에 띄는 환대는 러시아에서 날아들었다.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소개하고, 그의 모스크바 방문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독일의 중도 정치인 중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부류에 속한다. 외교장관을 지내면서도 한때 러시아 제재 지속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 정책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은 적이 있다.
또한 그가 최측근 참모로 곁에 있으면서 주요 정치 역정을 함께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가깝게 지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그가 공화당 후보로 선거를 치를 때 “증오설교자”라고 공격하거나 트럼프 같은 세력이 대변하는 우파포퓰리즘을 “독”이라고 일갈하는 등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한편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자신의 고향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데트몰트 지역 옆 브라젤리크 축구팀에서 축구를 즐길 당시 포지션이 ‘리베로’였고, 24세 때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금발이 전부 은발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