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수 RFHIC 대표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게 되면 이동통신 기지국은 바빠진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짧은 시간 동안 사용자 단말기에 전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들이 기지국의 데이터 처리효율을 높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인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는 기지국의 데이터 처리효율을 높이는데 핵심인 증폭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업체다. 경쟁사보다 5년 정도 빠르게 질화갈륨(GaN)이라는 신소재로 증폭기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GaN 증폭기는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실리콘 기반 LDMOS 증폭기에 비해 데이터 처리 효율은 10% 이상 높고, 전력 사용량은 20% 이상 적게 든다.
조덕수(51·사진) RFHIC 대표는 지난 9일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aN을 적용해 증폭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화웨이 등 세계 3대 통신장비업체를 거래처로 두는 데 성공했다”며 “통신업체 뿐만 아니라 방산업체로 거래처를 더욱 넓혀 올해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99년 설립된 RFHIC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한 것은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선 덕이다. RFHIC는 가격은 비싸지만 데이터 전달 효율성이 높은 질화갈륨을 적용한 증폭기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미국의 화합물반도체 전문기업 크리(CREE)와 협업해 2010년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조 대표는 “제품 개발 후 거래처 수요 증가에 따라 대량 생산에 들어갔고, 이에 기존의 실리콘 기반 LDMOS 증폭기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구조도 갖추게 됐다”며 “2012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질화갈륨 증폭기는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높았다. 중국 정부가 휴대폰 수요 증가에 따라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설치를 확대하면서 2014년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612억원 수준인데 이 중 절반 정도를 화웨이와의 거래에서 올린다. 이후 에릭손, 노키아로 거래처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3대 통신장비업체 모두 RFHIC 제품을 쓰고 있다.
조 대표는 통신 분야에서 획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군사용 레이더 등 방위 분야로 거래 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에어버스 등 글로벌 주요 방산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고, 미국 방산업체와의 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현지 공장과 법인을 세운 상태다. 군사용 부문 매출액이 50~60억원 수준인데 2020년쯤이면 5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조 대표는 보고 있다.
조 대표는 “고주파, 광대역, 고효율을 요구하는 5G 시대를 대비해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에 국내 증시 상장도 성공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양=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