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특수요원’ 강예원X한채아의 걸크러쉬 언더커버 코미디 (종합)

2009년 신태라 감독은 국정원 요원이 알고 보면 7급 공무원에 불과하다는 강지환, 김하늘 주연의 첩보 코미디 영화 ‘7급 공무원’을 연출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8년이 흐른 2017년, 김덕수 감독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연출하며 첩보원이 정규직도 아닌 비정규직이라는 웃픈 이야기를 그려낸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김덕수 감독과 강예원, 한채아, 조재윤, 김민교, 동현배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강예원이 13일 열린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 = 오훈 기자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보이스피싱 일망타진을 위한 국가안보국 비정규직 댓글요원 장영실(강예원 분)과 경찰청 미친년 나정안(한채아 분)의 불편하고도 수상한 합동수사를 그린 언더커버 첩보 코미디.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제목 그대로 자격증이 22개에 비정규직 경력만 15년인 국가안보국 댓글요원 장영실(강예원 분)의 찌질한 이야기를 전면에 그려낸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문제에 은근슬쩍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주도로 댓글 공작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정치풍자로 교묘하게 녹여낸 설정이다.

캐릭터의 설정도 설정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강예원의 연기변신이다. 강예원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는 물론 까무잡잡한 피부에 괴이한 패션센스를 자랑하는 모습으로 찌질함의 정석을 보여준다.


강예원은 “촬영장에서 사람들이 나를 전혀 못 알아보고, 심지어 한채아씨와 같이 있으면 다들 한채아씨만 쳐다봤다”며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별로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극 중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표로 특별출연한 남궁민은 이런 강예원의 센스에 “이렇게 망가지기도 쉽지 않은데, 보통 센스가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13일 열린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제작보고회에서 배우들이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 = 오훈 기자
강예원이 외모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면 한채아는 욕설로 변신을 선보인다. 한채아는 일명 ‘경찰청 미친년’으로 통하는 ‘나정안’을 연기하며 ‘씨X’, ‘개새X’ 정도는 가볍게 일상어로 구사하는 현란한 욕설을 선보이며 욕의 여왕 김수미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눈도장을 찍었다.

한채아는 욕설 연기에 대해 “욕을 즐겨 하는 편이 아니라서, 욕설 연기가 어색할까봐 걱정이 굉장히 많았다”며 얌전한 척을 했지만, 한채아에게 극 중 걸죽한 욕설을 얻어먹는 김민교는 “한채아씨가 특별히 욕설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욕설 연기가 자연스러웠다고 밝혀 한채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강예원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주제에 대해 “정규직 되야 해요 라는 대사에 영화에서 하고 싶은 메시지가 모두 표현되어 있다”며, “배우라는 직업도 따지고보면 비정규직인데, 기업이나 정부 등에서 이런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안정적인 비전을 마련해주고, 더 나아가 우리 영화가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의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를 연출한 김덕수 감독은 한채아와 강예원이라는 두 여배우의 캐스팅에 대해 “한국에는 여자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라고 하면 대부분 잔잔한 드라마 종류가 많은데, 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장르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며, “여배우가 아닌 배우로서 두 여자가 우정을 나누고 액션도 코미디도 있는 영화”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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