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통령/연합뉴스
유니세프가 형사 처벌 가능 연령을 현행 15살에서 9살 이상으로 낮추려는 필리핀 정부의 법안에 대해 “모든 면에서 잘못된 아동학대”라고 비판했다. 13일(현지시간) 유니세프 필리핀사무소 로타 실완더 대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면 그들의 평생이 망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범죄에서 ‘분별력을 발휘했다고 판단될 때’ 9살 이상의 어린이에게도 형사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논의됐던 이 법안은 상원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 계류 상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필리핀은 대를 이어 범죄자를 양산하고 있다. 소년범들을 검거했을 때 경찰은 15살을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풀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실완더 대표는 “어린이들은 행동의 결과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며 “어린이들을 범죄자들과 한 곳에서 자라게 하는 것은 잘 훈련된 범죄자를 키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유니세프 분석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1995년 이후 5만2,000여명의 어린이가 체포됐다. 실완더는 “왜 거대 마약 조직 소탕은 하지 않고 애꿎은 아이들을 잡으려 하느냐”면서 선도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최재서 인턴기자 wotj72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