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나 기업 등이 은행이 아닌 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사상 최대 폭으로 불어났습니다.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돈을 빌리기 까다로워지자 그 풍선효과로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건데요. 저소득층의 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24조원으로 1년 전보다 13.7%, 87조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났습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지난 2007년 360조원 수준이었지만 9년 새 두 배로 커졌습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상호금융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으로 대부업체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저축은행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는데 지난 1년 새 여신 잔액이 22%, 7조8,000억원 급증했습니다.
새마을금고도 21%, 15조6,000억원이나 불었고 이어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회사, 상호금융도 두자릿수대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2금융권에서 이처럼 대출이 급증한 것은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됩니다.
가계 빚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고 은행권에서는 대출심사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원으로 한 달 동안 585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워진 가계와 기업이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2금융권 대출은 불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같은 풍선효과로 2금융권 대출은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큽니다. 통상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저소득층과 저신용층의 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