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아카데미] 초연결사회, 유통혁신 주도하려면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온·오프 경계 허문 옴니채널 등장
백화점·마트같은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에
온라인·모바일 결합...어디서든 쇼핑 가능
AI·VR등 첨단기술 적극 활용을
VR 활용 스마트 탈의실·AI 비서 등
혁신기술 투자로 변화 시도해야 성공
기업, 트렌드 발빠르게 파악 새 비즈니스 기회 창출해야

지난 1월에 열렸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17과 경제포럼인 스위스 다보스포럼은 연초부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통된 화두는 바로 4차 산업혁명과 이로 인해 변화하는 미래의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고 우리의 생활은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로봇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람과 사물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연결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음성을 인식하는 AI 비서가 나를 대신해 쇼핑을 하고 궁금한 것을 알려주고 아픈 곳을 진단해주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를 차지하는 쇼핑환경, 즉 유통 분야는 어떻게 변화될까. 최근 들어 유통환경은 첨단 ICT의 발달과 사물인터넷(IoT)의 일상화 및 4차 산업혁명의 확산으로 혁신적으로 바뀌고 있고 소비자들의 생활양식 또한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IoT와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의 확산, 그리고 로봇과 AI의 등장 등 4차 산업혁명의 진화는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유통환경을 만들어놓고 있다. 바로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이동성(mobility)과 연결성(connectivity)을 완성해 사람과 사물 및 서비스가 서로 간에 언제 어디서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시장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구매행동과 유통 서비스의 혁신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옴니채널(Omni-channel)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옴니채널이란 ‘모든 것’을 의미하는 옴니(Omni)와 유통경로를 뜻하는 채널(Channel)이 합쳐진 신조어다. 결국 소비자들이 백화점·마트·편의점과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환경과 온라인·모바일 및 VR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이 결합돼 모든 유통경로가 밀접하게 연결되는 통합된 환경에서 쇼핑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에 온라인과 모바일, 그리고 첨단 VR와 AR 및 AI까지 결합된 새로운 옴니채널 유통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유통 및 서비스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예측하고 혁신적인 유통 서비스 환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나아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유통기업의 경우 첨단 VR 기법을 활용해 매장에 들른 고객이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고도 현실과 거의 똑같아 보이는 화면상에서 다양한 배경(사무실·길거리·해변·산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쇼핑환경(스마트 거울과 스마트 탈의실 등)을 만들고 있다. VR 매장에서는 직접 만지지 않고도 제품을 손으로 잡아서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가격 및 색깔 등을 확인할 수 있고 결제도 가능해지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포켓몬고(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오가며 즐기는 모바일게임)의 사례는 쇼핑을 즐기는 유통환경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이제 애플리케이션의 시대는 지나가고 기계와 인간이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AI의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출시한 에코(Echo)라든지 전 세계 IT 관련 기업들이 시험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다양한 AI 디바이스들은 이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들을 AI 비서에게 말만 하면 알아서 최적의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유통환경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새로운 유통의 도래는 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앞서 언급한 이러한 새로운 디지털 고객행동을 이해하고 기술과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는 마켓센싱(Market Sensing) 역량을 강화하고 옴니채널의 확산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야말로 사람과 기계, 로봇과 서비스 등 모든 것들이 언제 어디서나 서로 간에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상거래의 혁신과 새로운 유통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적인 유통환경에서 소비자들의 쇼핑방식과 생활양식의 변화는 앞으로도 더욱더 진화하게 될 것이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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