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새 시즌 출격 앞둔 장하나 "장타보단 정타…코스공략 노련해졌죠"

거리보다 정확성 중요한 홀 많아
다양한 샷 선보일수 있도록 노력
욕심 버리니 지난시즌 좋은 성적
매순간 즐긴다는 자세로 임할 것
16일 개막 호주여자오픈 출사표
리디아 고·쭈타누깐 첫 맞대결

장하나. /사진제공=LPGA


“프로 입문한 지 벌써 8년이에요. 알게 모르게 노련미가 쌓였을 텐데 그 덕분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새 시즌 첫 출전을 앞둔 세계랭킹 6위 장하나(25·비씨카드)는 지난 시즌 성공의 비결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사실 장하나의 트레이드 마크는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운 거침없는 플레이였다. 국내 투어 시절 260야드를 가볍게 넘기는 드라이버 샷으로 장타여왕을 다투던 그였다. 장하나는 그러나 미국 무대에 진출한 지난 2015년부터는 거리가 10야드 줄었다. 갑자기 힘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굳이 드라이버를 고집하지 않고 우드를 잡는 홀이 많아진 것이다.


16일부터 나흘간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 나서는 장하나는 최근 출국 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상황과 코스에 대처하는 자세가 조금은 성숙해졌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는 “프로 경력이 쌓이면서 코스 공략 방법에도 노련미가 제법 생긴 것 같다. 거리보다 정확성이 더 중요한 홀도 많고 그래서 제가 원하는 위치에 보내기 위해 우드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장하나의 호쾌한 장타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팬들도 많을 텐데…”라는 ‘유도질문’에도 장하나는 “장타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는 말로 ‘쇼’보다 ‘실리’를 강조했다.

지난해 장하나는 한국 선수(9승) 중 가장 많은 3승을 올리며 이름값을 했다. 데뷔 시즌인 2015년 준우승만 네 차례에 그쳤던 아쉬움을 깨끗이 털어낸 것이다. ‘가방 사건’으로 인한 마음고생 탓에 대회 출전에 파행을 겪기도 했지만 언더파 라운드 전체 1위(63회) 기록이 말해주듯 출전한 대회에서는 대부분 견고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덕분에 상당수 선수가 후원사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장하나는 일찌감치 재계약에 사인하고 새 시즌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예년처럼 베트남에서 겨울을 보낸 장하나는 오전5시30분부터 오후8시30분까지 이어지는 빼곡한 훈련 스케줄로 최고 시즌을 준비했다. 옛 스승인 김종필 스윙코치와 다시 만나 미뤄왔던 스윙 교정에 공을 들였고 이훈 트레이닝코치의 지도 아래 체력훈련에 매진했다. 장하나는 “2017시즌에는 좀 더 다양한 샷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지난해는 욕심을 버리고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려 노력했더니 좋은 성적이 따라왔다. 올해도 성적보다는 매 순간을 즐기며 경기에 임하고 싶다”는 말로 목표를 대신했다.

애들레이드의 로열애들레이드GC 시턴 코스(파73)에서 열리는 호주 여자오픈은 LPGA 투어 2017시즌 두 번째 대회다.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미국 선수들이 1~5위를 싹쓸이하며 반격에 나선 터라 장하나 등 ‘비미국’ 선수들의 역습에 관심이 쏠린다. 클럽(PXG), 코치(개리 길크리스트), 캐디(개리 매튜스)를 모두 바꾸며 승부수를 던진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시즌 데뷔전에 나서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올해 첫 맞대결을 벌인다. 세계 3위 전인지와 신인 박성현은 각각 오는 23일과 3월2일에 시즌을 출발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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