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의 수면 관리기기인 ‘센스’.
줄리의 가정용 제품 관리 기기인 ‘스마트플러그’.
사례1: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를 알려 주고 잠자리에 맞는 소리까지 들려줘 깊은 잠이 들게 도와준다. 깨어났을 때 가장 상쾌한 단계에서 알람을 울려 주며 수면 습관을 분석해 잠자리 환경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까지 알려준다.
사례2: 스마트폰을 활용해 불을 끄거나 켜고 자주 사용하는 기기들의 전기 사용량이 얼마 정도인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위치기반 서비스도 제공돼 방을 옮겨 다니며 그에 맞게 알아서 불을 꺼주거나 켜준다.
첫 번째 사례는 미국 스타트업 헬로에서 만든 ‘센스’ 이용자들이, 두번째는 줄리에서 만든 ‘스마트플러그’를 이용자들이 매일 겪는 일이다. 이들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된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주목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사물인터넷이란 용어가 등장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일상생활에는 관련 서비스가 깊숙이 침투한 모습이다.
특히 기업간(B2B) 서비스 시장에서는 사물인터넷의 범용성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서비스로 까지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실생활에서 소비자들과 만나는 사물인터넷 기기 제조업체는 물론 플랫폼 조성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IT 업체,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장비업체 및 이통사 등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실제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6,60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7,000억 달러로 6년 만에 3배가량 껑충 뛰고 사물인터넷에 활용되는 기기는 같은 기간 100억개에서 300억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싸움으로도 분류되는 사물인터넷 생태계 가장 윗단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삼성전자·애플·구글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가전제품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인 삼성전자는 전장업체인 하만 인수를 비롯해 지난해 8개 가량의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연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안드로이드 씽스’를 내놓는 등 스마트폰 OS 시장의 지배력을 사물인터넷으로까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구글 또한 지난 2014년 이후 네스트나 드롭캡 등을 인수하며 외연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애플은 iOS 기반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스마트홈 브랜드 ‘홈킷’을 바탕으로 독자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토대이자 가장 밑단을 구성하고 있는 통신 사업자들의 경우 여타 업체와의 제휴나 자체 서비스를 내놓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영국의 보다폰은 ‘운전습관연계 보험 서비스(UBI)’를 통해 올 연말까지 4,4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도이치텔레콤은 ‘티시티(T-City)’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탈리아 등에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스마트홈 연합체인 ‘퀴비콘(qivicon)’을 지난 2011년 만들기도 했다. 미국 통신사 AT&T는 비행기 내 주요 화물을 DHL과 같은 운송업체가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비행기 내 화물(Cargo with Flights)’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이통사들은 잰걸음을 치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이통사들은 아직 눈에 띄는 서비스나 해외 시장 진출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라 네트워크’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 789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태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올해 내로 구축하고 가정용 시장에서 우선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