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전경련 공식 탈퇴…'해체와 혁신' 기로에선 전경련

이사회·정기총회 10대그룹 불참 의사
후임 회장 선임 실패 땐 해체로 내몰릴 듯
이익집단 아닌 자본주의 방향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변모 필요

전경련 신축회관 FKI 타워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SK그룹마저 공식 탈퇴하면서 전경련의 앞날이 더욱 어두워졌다. 전경련은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거치면서 조직의 혁신을 꾀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주요 그룹의 연쇄 탈퇴와 함께 차기 회장 선임에 실패할 경우 결국 해체로 내몰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SK그룹은 16일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이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했으며 ㈜SK와 SK하이닉스 등 전경련 회원사인 계열사 18곳도 순차적으로 탈퇴원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LG그룹을 시작으로 이달에는 삼성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했고 이제는 재계 3위의 SK그룹마저 탈퇴하면서 4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만 남게 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도 이미 회부 납부를 중단하고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아 탈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들 외 10대 그룹들은 상황 변화에 따라 탈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장사인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을 마친 후 탈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고 한화그룹과 포스코그룹·현대중공업그룹도 결정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총수가 공식적으로 전경련 해체에 반대했던 롯데그룹은 탈퇴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잔류에 무게가 실린다.

전경련은 16일 열리는 이사회와 24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지만 순탄하지 않아 보인다. 당장 이사회에서는 회장사인 GS그룹을 제외한 롯데와 한화·포스코·현대중공업 등 10대 그룹 대부분이 불참하기로 한 상황이다.


전경련 이사회는 회장단, 상임이사, 이사를 비롯해 회원사 100곳가량이 참석 대상이며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의결 요건이다. 이사회는 위임장으로 참석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가 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하는 경우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주요 그룹사가 모두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이사회는 오히려 전경련의 위기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대 그룹 한 임원은 “위임장으로 참석을 대신하지도 않을 듯하다”며 “사실 주요 그룹사가 빠진 상황에서 이사회는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주 뒤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정하지 못할 경우 전경련은 혁신의 동력도 찾지 못한 채 해체에 한 발짝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장 선임에 성공할 경우 한숨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탈퇴 여부를 밝히지 않은 그룹들이 대부분 전경련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혁신에 가까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정기총회를 통해 쇄신안을 발표하고 신임 회장이 중심이 돼 추진해 나간다면 회원사들이 전경련에 남을 명분도 생긴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전경련이 지금과 같은 대기업만의 이익집단이 아닌 한국 자본주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기업이 정치권의 외풍을 견딜 수 있는 단체는 필요하다”며 “단지 한국 자본주의의 방향과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표/주요 그룹사 전경련 탈퇴 여부 및 이사회 참석 여부

그룹 탈퇴여부 이사회 정기총회
삼성 탈퇴 - -
현대차 활동중단 불참 불참
SK 탈퇴 - -
LG 탈퇴 - -
롯데 미정 불참 불참
포스코 보류 불참 불참
GS 미정 참석 참석
한화 미정 불참 불참
현대중 미정 불참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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