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을 태풍’에 겨울 밥상물가 들썩

당근·양배추 등 수확줄며
채소 값 2배 이상 올라



지난해 가을 제주도에 불어닥친 태풍이 겨울철 밥상 물가를 들썩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근, 양배추 등 월동채소를 대부분 제주도에서 수급해 오고 있는 데 태풍이 불면서 작물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가을 태풍으로 수확량이 줄고, 결국 이것이 겨울철 신선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당근 20㎏ 가격은 지난해 2월 도매가가 2만 4,978원에서 올해 2월 6만 340원으로, 양배추는 같은 기간 6,756원에서 1만 3,540원으로 각각 두 배 이상 올랐다.

무 20㎏ 가격 역시 지난해 1만 3,633원에서 현재 1만 9,960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비싸졌고 감자는 20㎏ 기준 지난해 5만7,367원에서 올해 6만8,900원으로 20% 이상 올랐다. 모두 겨울철 제주도에서 주로 생산하는 채소들이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제주도의 주력 신선식품의 가격은 봄철 내륙 지방의 채소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겨울철 신선식품 물가가 제주도 작황에 달려 있는 구조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물량의 80%가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값은 제주도 날씨의 영향을 더욱 민감하게 반영한다. 지난해 여름철만 해도 이상 기온으로 노지 감귤 저장성이 떨어지며 예년보다 2~3주 가량 앞서 물량이 소진되기도 했다. 게다가 과일 수요가 늘어나는 설 명절이 지난해보다 빨라 노지 감귤에 이어 공급되는 하우스 감귤도 예년보다 일찍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롯데마트 측은 설명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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