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가운데) 바른정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초청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이 국민의당에 손을 내밀고 있다. 지지율 부진을 거듭하자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탈출구로 모색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결정을 찬성하기로 선회하면서 바른정당이 국민의당에 보내는 러브콜의 빈도와 내용은 늘어나고 짙어졌다. 바른정당은 16일 국민의당의 사드 배치 반대 당론 수정 움직임에 대해 환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사드 배치에 대한 당론을 변경할 것처럼 보여서 다행”이라며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국회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이후 국민의당이 당론 변경 작업에 착수한 것 같다.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고 남경필 경기지사는 “다행히도 국민의당이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이 사드에 대한 당론 철회 움직임이 없던 때부터 국민의당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을 흘려왔다. 유 의원과 남 지사가 5%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하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활로를 열어가자는 취지에서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15일 “중도 보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지지층을 같이 결집한다면 연대가 가능하다”며 “국민의당을 엄격하게 보면 진보라고 할 수 없고 중도 보수라고 보는 게 더 가까울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의 손짓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좋은 카드이지만 호남이라는 ‘집토끼’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온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안 전 대표와 주 원내대표의 사드 배치 반대 철회 움직임에 명확히 선을 긋고 나섰다. ‘햇볕정책’을 주도했던 DJ 정부의 비서실장으로서 사드 도입이라는 강경책으로의 회유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다 당 내부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지금 당장 의원총회를 열어 사드 도입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정치권은 국민의당이 당장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지만 안 전 대표의 지지율 침체가 지속된다면 바른정당의 손을 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