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지난 1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송은석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한정석(40·사법연수원 31기) 영장전담판사는 16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7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지난 1938년 삼성상회로 창업한 이후,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삼성.
처음 맞이하는 미증유의 위기에 삼성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신규 투자 등 적극적인 경영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삼성그룹 총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66년 삼성의 계열사 중 하나였던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지면서 이병철 창업주는 구속 위기에 처했다. 약 55t에 달하는 사카린을 건축 자재로 속여 밀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차남이었던 이창희 한국비료 상무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 창업주를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하지만 이 창업주는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하고 경영에서 은퇴하겠다”는 ‘초강수’로 맞섰고, 여론을 돌려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2대 이건희 회장도 수차례 구속될 수 있었던 위기가 있었다. 지난 1995년 대검찰청 중수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면서 이 회장을 소환했지만 집행유예로 구속 위기를 모면했다.
이 회장의 가장 큰 위기는 지난 2008년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삼성 비자금과 불법적 경영권 승계 사건을 수사하며 펼쳐졌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배임 및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불구속 처리했고, 이후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판결을 이끌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 회장의 후계자 이 부회장은 이전 총수들처럼 위기를 탈출하지 못했다. 삼성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 부회장. 그리고 총수의 부재로 인해 당분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 삼성.
그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