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설마했는데..." 임직원들 망연자실

"중장기 과제 등 해결 캄캄"
하만 오늘 주총에 악영향
인수 물거품도 배제 못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삼성 임직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삼성은 당장 미국 전장 기업 하만 인수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6일 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 200여명은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동안 서초사옥 등에서 뜬눈으로 대기하며 긴장감을 이어갔다. 긴 기다림 끝에 결국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들은 임직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측은 특검의 영장 내용이 1차 때와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이번에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했지만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

패닉을 넘어 상실의 표정이 곳곳에서 역력했다. 계열사의 한 임원은 “당장 그룹의 경영을 어떻게 할지부터, 중장기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등 모든 것이 캄캄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재계에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기업 인수나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릴 사령탑의 부재 속에서 삼성은 일상적인 기업활동만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 구속 소식이 당장 17일 오전(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미국 전장 기업인 하만 주주총회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하만의 일부 주주들은 가격이 너무 낮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삼성과 하만은 이미 우호지분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합병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으로 주주들의 의견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