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연합뉴스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으로 그의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조명받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3남매 중 이재용 부회장은 외아들, 이부진 사장은 장녀다. 이 사장은 ‘리틀 이건희’라고 불릴 정도로 외모나 경영 스타일, 승부사 기질 등에서 부친을 빼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한 후 7년간 호텔사업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해왔다.
‘승계구도 재편설’은 외신에서 먼저 주목했다. 지난달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시작되자 블룸버그는 삼성의 후계구도가 혼란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쳤다. 가부장적인 풍토의 기업에서 (여성 오너가)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주가도 이 같은 흐름을 탔다. 이날 호텔신라와 호텔신라 우선주는 반사효과를 톡톡히 보며 오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당분간 이부진 사장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연구원은 “얼마 전 이재용·이부진 남매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번진 상태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까지 되자 호텔신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최근 주가 흐름은 ‘단기 이벤트’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은 이 사장의 역할 가능성에 대해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됐다고 해서 삼성의 리더십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 측 관계자도 “이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지 않고, 삼성이 과거 비슷한 경우에 대처한 전례를 보더라도 그렇다는 것이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이 사퇴했을 때도 그의 위임을 받아 이학수 전 부회장 등이 ‘대리경영’을 한 사례는 있어도 승계 작업을 중간에 전환한 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역할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삼성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