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름기 대멸종후 불과 130만년 후에 생명체가 번성했다는 증거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위치한 파리 협곡에서 발견됐다. /사진=뉴욕타임스
90%의 생명체가 사라진 2억 5,200만 년 전의 페름기 대멸종은 그로부터 1억 8,600만 년 후 공룡을 전멸시킨 사건에 비해 훨씬 파괴적이었다. 과학자들은 화산 활동이 부쩍 활발해지면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것이 멸종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다. 이 때문에 지구가 더워졌고 바다를 산성화시켜 생명체가 대거 멸종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남부 아이다호의 베어레이크 카운티에 위치한 파리 협곡에서 발견된 화석은 생명체의 회복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17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논문을 발표한 유타 밸리 대의 고고학자인 다니엘 스티븐은 “페름기 대멸종 때 90%의 생명체가 멸종했다. 밖에 보이는 10개 중 아홉 개의 생명체가 사라졌다고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파리 협곡에서는 750개의 화석 표본이 수집됐다. 이 중에는 고대 오징어, 바닷가재, 물고기와 다른 해양 생명체가 포함된다. 바위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2억 5,000만 년 전 번성했던 바다 생태계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불과 페름기 대멸종 이후 130만 년 뒤에 일어난 일이다. 연구자들은 앞서 생태계 복원이 1,000만 년이나 2,000만 년 정도 걸렸을 것으로 생각했다. 스티븐 박사는 “나와 동료들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몇몇 지역에서는 생태계 회복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해양 생명체들은 현재의 건강한 산호초에서처럼 생명체들이 북적거리고 번창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속에서는 7피트(약 2m13㎝)짜리 상어가 갈고리 모양의 촉수를 가진 오징어 사이를 헤엄쳤을 것이다. 암모나이트로 불리는 나선 모양 껍질을 가진 두족류가 아이스크림콘처럼 생긴 껍질을 가진 연체동물과 바다에서 함께 살았다. 여기에 돌고래 모양으로 생긴 바다 파충류인 어룡이 경골어류떼와 함께 살았다. 바닥에는 먹이를 찾는 새우와 바닷가재, 해면과 조개, 그리고 고대 불가사리가 바다 꽃처럼 생긴 줄기 위에 살고 있다.
스티븐 박사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체가 살았는지를 알면 꽤 놀라게 될 것”이라며 “역사 이래 최악의 대멸종에서 불과 1백만 년 후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시기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