獄에 갇힌 글로벌삼성...공포 짓눌린 재계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대외신인도 추락 불보듯
다른 대기업 수사확대땐
한국경제도 큰 부담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면서 삼성의 경영공백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 16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이 부회장이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위 사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 아래 나부끼고 있다. /이호재·권욱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재계가 패닉에 빠졌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공백은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어렵사리 쌓아올린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물론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도 크다. 여기에 대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7일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부회장 구속에 대해 경영계는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삼성의 경영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도 “글로벌 경쟁의 최일선에 있는 국내 대표기업이 경영공백 상황을 맞게 된 데 대해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수사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고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구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대외신인도 하락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석달 가까이 미뤄진 사장단인사는 물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M&A)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삼성전자는 첨단기술을 확보한 글로벌 벤처기업을 사들여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으로 M&A가 어려워져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할 수도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얻기는 힘들어도 추락은 한순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무엇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경우 삼성뿐 아니라 재계 전체가 소용돌이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최근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기간 연장이 이뤄질 경우 SK와 롯데·CJ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게다가 특검 수사가 끝나더라도 대선 이후 검찰이 수사를 이어가면 기업 경영활동에 차질이 우려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뿐 아니라 대선주자들도 재벌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기업들은 올 한해 내내 가시밭길을 걸을 것 같다”면서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가 계속될 경우 기업인의 투자의욕을 꺾는 것은 물론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도 싸늘하게 식어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행경·민병권기자 sain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