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게임 한류’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 적자가 크게 줄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지재권 무역수지는 19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67억달러에 육박했던 지재권 적자는 지난해 19억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무역교역이 줄어들며 우리나라가 해외에 내는 지재권 비용이 감소한데다 중국 등을 위주로 우리 지재권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중국(20억3,000만달러)과 베트남(18억4,000만달러)에서 지재권 수지가 흑자를 보였고 영국(2억8,000만달러)과 프랑스(1억1,000만달러)도 흑자 전환했다. 중국에서는 전체 지재권 수출(22억7,000만달러)의 절반인 11억1,000만달러가 게임과 한류 콘텐츠 등으로 구성된 출판영상방송통신 부문에서 나왔다. 18억달러 수준의 흑자를 보인 베트남은 삼성전자 등 현지에 생산공장을 둔 기업이 우리나라에 상표권 명목으로 지불하는 형태의 지재권 수출이 많았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등이 중국에 수출된 비중이 컸고 베트남은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이 우리나라 상표를 부착하면 수출로 잡히기 때문에 무역수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중국·베트남을 합친 흑자 규모(38억7,000만달러)보다 많은 49억3,000만달러의 지재권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3억달러)과 독일(-3억6,000만달러)에서도 지재권 수지가 마이너스를 보였다.
최대 적자국인 미국에 가장 많이 지불한 지재권은 산업재산권이다. 전체 적자(49억3,000만달러)의 91.8%가 특허 및 실용신안권,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등이었다. 일본(-5억달러)과 독일(-2억6,000만달러)도 산업재산권 수지가 적자를 보였다.
산업별로 보면 국내 제조 대기업의 지재권 무역 적자(-21억1,000만달러)가 컸다. 중소·중견기업(-7,000만달러)도 지재권 수지 적자를 보였다. 대기업들은 미국(-33억1,000만달러)에 지급하는 지재권이 늘어나면서 큰 폭의 적자를 나타냈다. 반면 중소·중견기업들은 중국(9억9,000만달러)에서 지재권 수익을 올렸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