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였기에 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인터뷰] 미니시네마 전우석 대표
웹드라마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오늘날, ‘웹시네마’ 시장의 포문을 여는 회사가 있다. 젊은 감독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미니시네마’가 단편영화 시장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

감독의 외장하드에 있는 단편영화를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미니시네마’. 현재 네이버, 다음카카오, 유튜브, 피키캐스트 등에서 대중적인 단편영화를 소개하며 많은 신인 감독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니시네마’ 전우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단편영화를 대중에게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보통 단편영화는 영화제 출품 이후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상영할 기회조차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단편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어 상영하고, 단편영화를 필요로 하는 타 미디어 매체에 추가적으로 공급해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창업했다.

-혹시 관련 일을 했었나.

대학교 때 영화를 전공했다. 한국영화교육학회에서 사무국장으로 3년 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때문에 영화 감독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사업 초반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영화를 전공하고, 단편영화를 연출해왔기에 감독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다. 상업영화 시장은 굉장히 발전했지만 반면 단편영화 시장은 형성조차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단편영화만을 다룬 박스오피스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영화제에 단편영화 섹션이 있고 우수한 작품들은 인정을 받고 있지만, 우리는 시선을 돌려 전문 평단이 아닌 일반 관객들의 안목에 맡겨보자는 취지를 갖게 됐다. 같은 상업영화를 두고도 각 평론가들의 평가가 다르듯, 관객들 또한 각자의 생각이 있고 반응이 다르니 말이다.

‘미니시네마’를 보면 공식 사이트뿐만 아니라 요즘 젊은 세대들이 자주 접하는 플랫폼에 서비스를 개설하는 등 현명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관객들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니시네마’ 자체 온라인 플랫폼도 존재하지만 네이버나유튜브 등 많은 대중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우리의 채널을 개설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대형 미디어를 통해 ‘미니시네마’의 콘텐츠를 접하고 재미를 느껴서 다른 단편영화에도 하는 호기심을 갖고 찾게 되길 기대했다. 무엇보다 감독은 ‘미니시네마’뿐만 아니라 타 온라인 미디어에서 자신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관객들의 반응을 알수있다는 것에 만족스러워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타 미디어에 단편영화가 어떻게 소개되는지 알려달라.

피키캐스트, 카카오채널, 곰TV, 왓챠플레이 등에 소개하고 있다. 특히, 10대20대들이 주요 사용하는 피키캐스트, 카카오 채널에는 해당 연령층이 소비할만한 작품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다. 보통 피키캐스트의 경우에는 개별 컨텐츠당 6~10만명의 독자들이 감상하고 있고, 카카오 채널에서는 300여개 이상 댓글들이 달릴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

-‘미니시네마’ 보유 작품수가 1070편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수급되는가.

영화제와의 협력과 자체 영화제를 개최하여 수급하거나,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전국 500개의 영화영상학과, 미디어 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작품을 수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감독과의 작품 수급도 시작하였다.

국내 단편영화도 훌륭하지만, 해외 단편들도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먼저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리가 직접 유튜브를 통해 찾은 작품들도 있고 감독님의 소개를 받기도 한다. 또한, 싱가포르 단편영화 플랫폼인 Viddsee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영상 교류를 하고 있다.

-‘미니시네마’를 시작한지 9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대중과 감독들의 반응은 어떤 것 같나.

반응이 좋다. <끝자락>이라는 작품은 39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열광적이다. 이처럼 단편영화가 미디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 감독님들 또한 차기작을 제작할 때 도움이 된다. 단, 아쉬운 점은 단편영화는 지루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유저 취향에 맞게 단편영화를 선별하여 소개하는 큐레이팅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웹드라마 시장과 비교해 단편영화 시장의 가능성을 생각해본다면

웹드라마처럼 앞으로 웹무비 또는 웹시네마 시장 또한 활성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유럽,중국, 싱가포르 등 외국에서는 이미 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니시네마’가 웹시네마 시장의 포문을 열고 제대로 기틀을 닦고 싶다. 현재 상당 수의 미디어와 제휴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미니시네마’ 어플리케이션도 출시하였는데 한 달간 7만 다운로드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향후, 단편영화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채널 제공뿐만 아니라 영화제, 공모전 개최 등 다방면으로 젊은 영화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아 ‘미니시네마’는 더욱 각별한 존재다. 공모전이나 영화제를 통해 다른 대형 미디어로의 공급 지원을 하고자 시작했다. 상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애플TV를 통해 전 세계 210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공모전이나 영화제를 개최해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젊은 감독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줘도 좋겠다.

감독들이 자신이 만든 영화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몇몇 감독님들을 보면 섣불리 판단을 내리고 작품 소개조차 안 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되면 함께 작업했던 스태프, 배우들한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열과 성을 다했을 텐데 말이다. 많은 곳에 상영 하면 그들에게 좋을 것이고, 자신의 판단보단 대중의 판단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서 이야기 했던 390만 뷰를 이뤄낸 <끝자락>이라는 영화는 어느 영화제에서도 수상하지 못한 작품인데 큰 사랑을 받았다. 어떤 작품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보면 좋겠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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