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공개한 5G 로고. /사진제공=3GPP
SK텔레콤(017670)과 KT 중 누가 먼저 2GB의 고화질 동영상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을까?
한동안 뜸했던 이동통신사들의 속도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5G(세대) 통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의 신기술 경쟁이 뜨겁다. LG유플러스(032640)도 선두권과의 간격을 좁히며 맹추격 중에 있어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다.
SK텔레콤은 독일 도이치텔레콤 5G 연구소에서 사업자 간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가상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에서도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 등 5G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번 시연에서 증강현실(AR) 로봇을 원격 조종해 항공기 부품을 수리했다. SK텔레콤은 에릭슨·도이치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을 5G 표준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은 “5G는 빠른 속도만이 아니라, 몰입감 있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술 도입으로 5G 기반 글로벌 서비스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5G를 향한 KT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KT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을 선보이고, 이를 계기로 시장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발 빠른 대응으로 5G 속도경쟁에서 우위를 뺏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실제로 KT는 5G 기술개발에 일찍 뛰어들었다. 지난 2015년 7월 5G 연구센터를 열고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국내외 제조사와 함께 ‘평창 5G 규격 협의체’를 결성한 후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5G ‘퍼스트콜’을, 12월에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무선 다운로드 2.3Gbps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도 정중동하며 반격을 모색 중이다. 3G 표준 기술인 WCDMA망이 갖춰져 있지 않은 약점을 4G에 ‘올인’하는 승부수로 반전을 이끌어냈던 경험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시험용 5G 기지국에서 ‘31Gbps(초당 3.87GB)’ 속도를 시연하는 등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이준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5G가 구현되면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막힘없이 구현할 수 있다”며 “5G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통사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