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테마주 과열 조짐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폭락했던 사례를 잊은 듯 제2, 제3의 대선 테마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단기 급등 과열 조짐을 보이는 대선테마주에 대해 주가 조작 세력이 있는지 집중 감시에 돌입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관련주로 분류되는 ‘안희정주’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올해 초 180원대를 기록했던 KD건설은 16일 620원으로 3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회사가 “안희정 지사와 연관성이 없다”며 관련설을 부인한 데 더해 거래소의 투자위험종목 지정, 거래정지 조치에도 진정되지 않던 KD건설은 17일 거래소의 조사 가능성이 커져서야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다른 ‘안희정주’ SG충방 역시 연초 대비 2배 넘게 뛰었다.
이들 주식이 급등한 것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급등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들 회사와 안 지사는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을 뿐더러 안 지사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회사의 사업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없다. 결국, 일부 세력이 특정 테마주를 빌미로 주가 조작에 나섰고, 개인 투자자들 중 일부가 여기에 편성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고공행진을 하던 반기문 관련주는 반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폭락했다. ‘반기문 테마주’로 거론돼왔던 지엔코, 광림, 성문전자, 씨씨에스 등 ‘반기문 테마주’ 대표 7종목은 작년 12월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31거래일간 평균 66.24% 하락했다.
거래소는 정치테마주를 ‘집중관리 종목’으로 지정해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고 필요하면 금융당국과 공동조사에 나서 테마주 과열현상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테마주가 이상 과열돼 집중 모니터링에 착수했다”며 “작전세력이 개입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