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별미 앞에서 인증샷(자신의 위치나 행동을 직접 사진으로 찍어 증명하는 것)을 찍기 좋아하는 20~30대 여성들을 겨냥한 마케팅은 SNS 마케팅의 대표격이다. SNS에 공유된 인증샷이 해당 손님 지인들 사이에서 금세 입소문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외식업체들도 일부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사이즈가 큰 메뉴, 퍼포먼스가 더 가미된 메뉴 등을 개발해 대표 메뉴로 적극 내세우고 있는 것.
정통 일식 명가 브랜드 히바린의 ‘아나고텐우동’은 빅사이즈로 인증샷 여심을 저격하는 대표 메뉴다. 붕장어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 얹은 비주얼은 SNS 속 사진만으로도 보는 이를 압도한다. 우동에 튀김 몇 개를 곁들이는 일반적인 튀김 우동과 달리 히바린의 아나고텐우동은 우동 그릇보다 큰 붕장어를 우동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린다. 히바린은 40년 경력의 일본요리 장인 미야시타 셰프의 기술과 레시피를 도입했다. 아나고텐우동의 국물은 특제 소스인 카에시 소스로 맛을 낸 일본 간사이 지역 방식으로 만들어 개운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비주얼 맛집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서울 이태원의 ‘치즈어랏’도 빅사이즈 메뉴로 재미를 본 업체다. 직원이 큰 치즈 덩어리를 들고 다니며 그릴 메뉴 위에 얹어주는데 엄청난 치즈의 양에 고객들이 ‘치즈폭포’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외식업계에 직원이 치즈를 직접 토핑해 주는 서비스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압도적으로 거대한 크기의 치즈를 내세워 인증샷의 본산으로 떠올랐다.
아워홈의 프리미엄 중식 브랜드 싱카이의 ‘수제왕군만두’ 역시 빅사이즈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보는 메뉴 중 하나. 수제왕군만두는 부추와 육즙을 가득 넣은 만두소와 바삭한 만두피를 조합한 음식으로 만두 한 개당 평균 길이가 무려 21cm다. 일반 군만두 6개를 더한 크기다.
아워홈 관계자는 “수제왕군만두는 싱카이의 단골 고객이라면 반드시 빼놓지 않고 주문하는 ‘완소(완전 소중한)’ 메뉴”라고 소개했다.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 인증샷을 유도하기 위한 퍼포먼스 메뉴도 인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더플레이스의 경우 검정색 반구 모양의 뚜껑 도우에 불을 붙여 활활 타는 모습이 인상적인 ‘폭탄피자’로 손님몰이 중이다. 폭탄 피자가 인증샷 덕을 보자 최근에는 이를 면 요리인 파스타로 변형한 후속 메뉴 ‘폭탄 크림 파스타’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워홈의 멀티컬처럴 고메 뷔페 ‘오리옥스 코엑스’의 이색 디저트 메뉴 ‘솜사탕 아포가토’도 SNS 동영상을 겨냥한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메뉴는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먹는 아포가토 위에 솜사탕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뿌리면 솜사탕이 사르르 녹으면서 시럽처럼 변하는데 이 모습을 좋아하는 손님이 많다는 후문이다.
피자배달 전문 기업 도미노피자는 지난 14일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웹 기반 채팅 주문 서비스인 챗봇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챗봇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네이버 톡톡’을 통해 제품 선택, 주문방법 선택, 수령지 선택, 주문확인 및 결정 등 4단계 과정으로 주문할 수 있다.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할 필요도 없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최근 식품과 기술의 결합을 의미하는 푸드테크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국내 외식산업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서비스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도미노피자 챗봇주문 화면. /사진제공=도미노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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