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배우 김민희(35)가 그와 불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홍상수(57) 감독이 연출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수상했다. 한국 여배우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국내 여배우들은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게 됐다. 강수연은 1987년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전도연은 2007년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칸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김 씨는 이 작품에서 유부남 영화감독(문성근)과 불륜에 빠진 배우 영희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영희가 함부르크를 여행을 한 이후 강릉으로 돌아와 지인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사랑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내용을 그렸다. 국내 촬영을 거치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베일에 싸였던 이 작품은 영화제에서 공개되자마자 두 사람의 ‘자전적 내용’이 아니냐는 관심 속에 연기에 대한 호평이 잇따랐다. 이 둘은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작품을 통해 배우와 감독으로 만나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홍 감독 아내의 폭로로 불륜설이 보도되면서 비판을 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김 씨는 수상소감으로 “누군가에게 이 영화가 깊은 울림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이 영화제에서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 받았다. 감독님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고 밝히며 울먹이기도 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